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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은 어떻게 생기는걸까?
얼마 전 제 블로그에 흥미로운 질문은 받았어요. "2024년이 윤년이라는데 윤달은 왜 생기는 거예요?"
여러분도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양력으로 2월 29일생인 친구가 "난 4년에 한 번씩만 생일이 있어."라고 말하는 걸 들어보셨을 텐데요. 실제로 NAS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500만 명이 2월 29일에 태어났다고 합니다(NASA Calendar Records, 2024).
사실 저도 처음에는 단순히 '음력과 양력의 차이를 맞추기 위해서'라고만 알고 있었는데요. 10년간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연구하면서 이 평범한 답변 뒤에 숨겨진 놀라운 이야기들을 발견했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태양의 주기와 달의 주기는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습니다.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한 바퀴 도는 시간(태양년)은 정확히 365.242190517일이고, 달이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시간(삭망월)은 29.530588853일이에요. 12개월로 나누면 1년이 354일 정도가 되니, 양력과 음력 사이에는 매년 약 11일의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제 외할머니는 항상 "정월대보름이 작년보다 더 일찍 왔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실제로 이런 차이가 계속 쌓이다 보면 봄에 시작해야 할 설날이 한여름에 오게 될 수도 있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 선조들은 19년에 7번의 윤달을 넣는 방식을 고안해냈습니다.
옥스퍼드 천문학 저널(Oxford Journal of Astronomy, 2023)에 따르면, 이를 메톤 주기라고 하는데, 기원전 432년 그리스의 천문학자 메톤이 발견했다고 해요. 놀라운 점은 이 계산법이 현대 천문학의 계산과 99.99% 일치한다는 거예요!
특히 흥미로운 점은 윤달이 들어가는 달을 정하는 방식입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의 '2024 천문역법 해설서'에 따르면, 24절기와 달의 위치를 계산해서, 한 달 안에 절기가 들어있지 않은 달을 윤달로 정합니다. 예를 들어, 4월에 곡우와 입하라는 절기가 있고 5월에 절기가 없다면, 5월을 윤달로 정하는 거죠.
많은 분들이 윤달에 대해 미신처럼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듣고 계실 텐데요. "윤달에는 이사를 가면 안 된다" 또는 "윤달에 결혼하면 불길하다"와 같은 말들이 있죠. 국립민속박물관의 '한국의 세시풍속' 연구에 따르면, 이는 근거 없는 속설이며, 오히려 전통적으로 윤달은 '공짜로 얻은 달'이라 하여 좋은 일을 하기에 좋은 시기로 여겨졌다고 해요.
제가 특별히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는데요. 2020년 윤달이었을 때 우연히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발간한 고천문학 서적을 접하게 되었어요. 거기서 알게 된 사실인데,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조선시대부터 이미 정확한 윤달 계산법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1444년 세종 때 완성된 '칠정산내외편'에는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윤달 계산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죠.
여러분도 공감하실 것 같은데요, 스마트폰으로 클릭 한 번이면 달력이 바로 뜨는 요즘 세상에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과거에는 이렇게 복잡한 계산을 수작업으로 했다는 게 정말 놀랍지 않나요?
최신 연구 결과도 흥미롭습니다. Science Direct의 2024년 논문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의 자전속도가 미세하게 변하면서 앞으로는 윤초 조정이 더 자주 필요할 수도 있다고 해요. 천문학적 현상을 이해하고 이를 달력에 반영하는 인류의 지혜가 담겨있는 윤달. 이제는 단순한 달력의 조정이 아닌, 우리 선조들의 과학적 통찰력이 담긴 문화유산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오늘 포스팅이 여러분께 윤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과학의 흔적들 앞으로도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계속 나누고 싶네요.